오늘은 노홍철, 은지원, 기안84 등 유명 연예인들도 많이 앓고 있다고 하는
성인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이하 성인ADHD)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ADHD는 산만함, 과잉행동,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을 말합니다. 흔히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고 있지만 이런 증상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나타나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성인 ADHD로 불편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12세 이전 발병하고 만성 경과를 보이며, 여러 기능 영역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ADHD는 뇌 안에서 주의집중 능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이 불균형하여 발생합니다. 주의집중력과 행동을 통제하는 뇌 부위의 구조 및 기능 변화가 ADHD의 발생과 관련이 있습니다. 소아 ADHD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의 6~9%로 꽤 많습니다. 이 중 60~80%는 청소년기까지 계속되고 이때까지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ADHD 증상이 이어집니다.
성인 ADHD의 증상과 특징
ADHD 증상은 환자의 연령대가 증가함에 따라 변화합니다. 과다 활동은 초기 청소년기로 접어들면서 유의미하게 감소합니다만 일부 환자는 충동성, 심한 감정 기복, 주의집중력에서 지속적인 결함을 보입니다. 이를 포함한 성인 ADHD의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소한 실수가 많음, 세밀한 작업능력이 떨어짐
- 집중력 부족(회의를 하거나 글을 읽을 때 시간이 길어지면 산만해짐, 딴짓이 심함)
- 본인의 흥미를 충분히 유발하는 요소 내지 사람에게는 집중력을 잘 발휘하는 걸 넘어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훨씬 집중을 잘합니다. 공부 분야에서 특히 그러합니다. 문제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낮은 편이라서 선생님 앞에서만 잘하는 경우가 많으며, 선생님조차 엉망으로 가르치거나 학생들에게 아예 떠맡기는 방법으로 수업하면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낮기에 소질이 있는 과목이어도 평균 정도에 수렴하는 성적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인 ADHD를 앓고 있는 대학생들은 철은 어느 정도 들어서 자신의 낮은 성적에 대해서 중고등학생과 달리 선생님 탓을 하지 않고 스스로 하려 하지만 애당초 의욕이 떨어지기에 오히려 선생님의 역할 및 의존도가 타 학생 대비 매우 높습니다.
- 공부 분야를 넘어 사회 분야로 가면 주변 상황을 잘 살펴보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까닭에 상대를 무시하거나 기분을 나쁘게 만들 수 있는 언행을 무의식적으로 하며, 상대방이 나에게 하는 언행에 대해 잘 집중을 못해서 그것이 무슨 의미를 내포하는지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 들입니다. 이 때문에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거나 불쾌하게 만듭니다.
- 실행기능 저하(주어진 일을 끝마치지 못하거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됨, 일 체계화 및 계획 실행이 매우 어려움)
- 정리가 어려움 (물건을 자주 잃어버림, 정리정돈을 잘 하지 못함, 물건 둔 곳을 잘 기억하지 못함, 순서를 정하는 것이 어려움)
- 능력을 인정받기 어려움 (단순 반복 작업을 지루해 함)
- 과잉행동 (앉아 있을 때에도 손발을 움직임)
- 충동/감정 조절 장애
- 음주, 흡연 조절이 어려움 (항상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너무 많이 마심, 혼자 술을 마심, 음주운전)
- 게임, 도박, 음란물 시청, 포털사이트 검색이나 커뮤니티, SNS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등 자극적인 것에 몰두함
- 싸움이나 말다툼이 잦음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함, 시간관리가 어렵고 자주 지각을 함, 지시를 따르지 않음)
- 이성에 대한 유혹에 약함
- 음주가무를 지나치게 좋아함
- 경제관념이 부족함 (충동구매, 과소비, 노는 것에 돈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등)
- 한 가지 일에 너무 몰두함 (한 번 꽂히면 그 일의 중요성이나 우선순위 여부에 상관없이 다른 일들을 제쳐두고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그 일에만 과도하게 몰두함.)
- 충동조절의 어려움으로 인해, 여러 실수와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며, 이로 인한 갈등 및 곤경을 회피하고자 거짓말로 숨기는 경우가 생김
- 덜렁댐(깔끔히 정리하지 못함, 급히 행동함, 과잉행동)
- 조용한 성인 ADHD의 경우 손발을 꼼지락 거림
- 편히 쉬지 못함 (생각을 시작하면 계속 생각함)
- 귀찮음과 무기력증
-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행동의 개선과 관련하여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고, 본인도 이걸 어떻게 개선해 보려고 노력하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개선되어 가는 것처럼 보이다가 신경을 조금이라도 덜 쏟는 순간 문제 행동이 재발해서 똑같은 문제가 또 생김
- 이로 인한 증상들로 인해 타인과의 대인관계 형성, 취직이 어렵고, 설령 된다 하더라도 금방 절연당해 따돌림의 대상이 되고 해고를 당하는 일이 잦음
이렇게 많은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위 증상들은 ADHD에서 보고되는 가장 일반적이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들이지만, 세부적인 증상과 체감하는 느낌 등은 환자들 사이에서도 개인차가 상당합니다.
ADHD의 동반질환
성인 ADHD는 동반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질환 중 하나입니다. 특히나 감정조절이나 충동억제가 어렵기 때문에 기분장애 혹은 중독의 가능성이 높은 질환입니다. 성인 ADHD 환자 중 84% 정도가 하나 이상의 동반질환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우울장애, 양극성장애, 공황장애, 강박장애, 불안장애 등이 있습니다. 또 사회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있고, 주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자주 듣기 때문에 자존감이 극도로 낮아 우울증 같은 질환에 빠지기도 쉽습니다. 더불어 방어기제가 강해지거나 사람들에게 적대적인 감정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에는 반항장애, 간헐적 폭발 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 등이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성인 ADHD의 치료와 약물 오남용
ADHD 치료 방법은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 치료로 구분됩니다. 성인에게는 사회적 관계 기술을 개선하기 위한 인지행동 치료를 많이 사용합니다. 약물 치료에는 중추신경자극제인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 계통의 약물을 복용해 주의집중력을 호전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메틸페니데이트는 대한민국에서 오남용이 유난히 심한 약물 중 하나입니다. 이 메틸페니데이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콘서타'가 신경정신과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자, 수험생, 중고등학생, 학부모 사이에서 '공부 잘하는 약'이라고 잘못 알려져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오남용의 우려로 암페타민은 한국에서 처방이 금지되었고, 메틸페니데이트가 효과적이지 못한 ADHD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주의력 결핍 장애로 인해 집중력이 보통보다 현저히 저하된 사람의 주의력을 보통의 수준으로 올려주는 약물이지,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확률이 높습니다. 일반적인 두뇌를 가진 아이가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한다 해서 집중력이 높아질 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뇌신경구조를 가진 사람에게는 효과가 미미하고, 약물 부작용만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인 ADHD의 보험적용
6-18세의 아동/청소년에게 ADHD 질환은 보험급여 적용이 원래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외의 연령, 특히 성인에 대해서는 성인 ADHD를 치료한답시고 스파, 최면요법, 한약 같은 여러 편법이 난무하여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서민들은 높은 비용 때문에 치료를 포기했었습니다. 하지만 매년 급증하는 아동/청소년 ADHD 환자, 그리고 잠재적인 성인 ADHD 환자들의 거센 요구에 힘입어 결국 2016년 9월부터 성인이 되어 ADHD 진단을 받은 환자도 보험급여 처리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성인은 보험 적용이 안되어 진료비와 약값이 부담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2016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되므로 치료비는 이제 크게 부담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건강 보험 적용이 중요한 게, ADHD는 장애 수준은 낮으면서 빈도는 다른 장애에 비해 높기에 장애인 등록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장애 등록이 안되면 기초생활수급자 사유에 포함될 수 없으면서도, 지속적으로 비용만 자꾸 들어가게 됩니다. 이와 유사한 우울장애는 그래도 의지만 있다면 선택할 수 있지만, ADHD는 오랜 기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건강 보험이 적용되도록 바뀐 것은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경과 및 주의사항
성인 ADHD는 아직 연구가 부족한 질병입니다. 환자마다 증상 및 강도가 다 다르기에 치료기간을 이야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증상이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완치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질병의 경우 꾸준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자신이 위 증상들을 갖고 있다 해서 자신을 성인 ADHD라고 단정 짓는 것도 매우 위험합니다.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혼자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을 받으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일단 자신이 문제점을 느끼고 개선 의지가 있다면 치료는 훨씬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혹시 성인 ADHD 증상을 가진 사람이 주위에 있었는지 돌아보고 관심 가져 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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